호주의 연구진이 투렛증후군(Tourette Syndrome)을 앓고 있는 청소년 환자들을 대상으로 의료용 대마 성분을 이용한 첫 임상 실험을 진행한 결과, 틱(tic) 증상과 삶의 질(QoL) 지표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2025년 7월 국제 학술지 『BJPsych Open』에 게재되었다.
논문 제목 및 기타 정보 : Medicinal cannabis for tics in adolescents with Tourette syndrome / Valsamma Eapen 외 10명 공저 / Cambridge University Press / DOI: 10.1192/bjo.2025.35
연구배경
투렛증후군은 소아기부터 시작되는 신경정신질환으로, 자신도 모르게 반복적인 운동틱 또는 음성틱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향정신성 약물과 행동치료가 일부 효과를 보이기는 하나, 효과가 제한적이거나 부작용이 커서 장기복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THC와 CBD 성분을 활용한 의료용 대마 치료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일부 연구에서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었으나, 청소년 환자를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임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개요
- 참여자: 12~18세 청소년 환자 10명 (평균 나이 14.4세)
- 투여 약물: THC 10mg/mL + CBD 15mg/mL 농도의 의료용 대마 오일 (Cann Group, 호주)
- 투여 기간: 최대 85일, 체중 기준 용량 조절
- 평가 방법: YGTSS(틱 심각도), PTQ(부모 보고용), SDQ(행동·정서), GTS-QOL(삶의 질) 등 복합 지표 활용
주요 결과 요약
- 틱 증상 개선: 부모와 임상의 평가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P=0.003)
- 행동·감정 문제 감소: SDQ 점수 개선(P=0.048)
- 삶의 질 향상: 부모(P=0.027), 환자(P=0.032) 모두 긍정 반응
- 부작용: 졸림(40%), 입 마름(30%), 식욕 증가·불안정감(22%) 등 대부분 경미
- 중대한 이상 반응: 없음
연구의의
이번 연구는 “의료용 대마가 청소년 투렛 환자에게 적용 가능하며, 일정 조건 하에 안전하고 효과적일 수 있다”는 신호(signal of efficacy)를 제공한 최초의 임상 결과다. 연구진은 향후 무작위 통제군(RCT) 연구를 통해 이번 파일럿 결과를 검증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치료 반응성이 높은 환자는 초기 행동·감정 문제(SDQ 기준)가 더 높았다는 점에서, 향후 개인 맞춤형 치료 예측 모델 개발 가능성도 제시하였다.
연구진 소개
이번 연구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정신의학과, 멜버른대 소아과, 왕립소아병원, 머독 소아건강연구소 등 호주 주요 의료기관의 공동 연구진이 참여했으며, 연구 약물은 Cann Group에서 무상 제공하였다.
논문 제1저자인 발삼마 이펜 박사(Prof. Valsamma Eapen)는 “이번 연구는 청소년에게 있어 의료용 대마의 안전성과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확인한 첫 사례”라며, “향후 더 많은 데이터 축적과 제도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내 현실과의 괴리
한국에서는 대마 성분이 마약류로 규정되어 있어, 의료 목적으로 사용하려면 거의 불가능한 정도로 절차가 쉽지 않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투렛증후군, 소아간질, 다발성 경화증 등에 한해 의료용 대마의 합법적 사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앞서 2021년 하이코리아는 독일 하노버 의대의 커스틴 뮐러-팔 박사의 THC 임상실험 성과를 소개한 바 있다. 당시 발표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였던 데 반해, 이번 연구는 청소년 대상이라는 점에서 특히 큰 의의가 있다.